#1.
두 달에 한 번쯤은 헛간을 태웁니다. 그가 말했다. 그리고 또 손가락을 꺾었다. 그 정도 페이스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. 물론 제게는 말입니다.
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때때로 한번씩 생각이 나서 다시 찾게 된다.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오랫만에 하루키의 원작 단편을 폈다. 단편소설의 느낌도 좋지만 영화가 그보다 더 좋은 이유의 반 할 이상은 스티븐 연의 대사 때문이 아닌가 싶다. 예의바르고 진중하면서도 드러나지 않게 오만한 그의 일부분에 자신을 투영하게 된다.
#2.
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. 이상하게도 슬픈 감정이 들지 않았다. 존경하는 할아버지임에도, 이제 다시 뵐 수 없음을 알지만 삶의 한 챕터를 잘 마무리하고 넘어간 것처럼 내게는 알 수 없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다. 당신께서 생전에 바라시던 소원을 들어드릴 수 있어서, 할아버지의 말씀들이 코멘트로 남아 있어서, 그리고 할아버지의 글들이 책으로 남아 추억할 수 있기에 아쉬움이 적을 수 있었던 것 같다.
하지만 영안실에서의 마지막은 늘 어렵다.
훗날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 또한 뭔가 남기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견고해졌다.
#3.
모두가 창작자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.


















